※ 글의 말미 쿠키에 대한 힌트가 있습니다.
제 70회 칸 영화제 수상작중 하나인 <러브리스>를 보고 왔다.
홍보문구나 줄거리만 본다면 가출한 아이의 자취를 추적하는
스릴러라고 착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영화임을 알고 봐야 할 것 같다. 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
<러브리스>는 가출한 아이를 찾는 여정에 포커스가 아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
사랑 즉 애정이 없는 자신의 삶만을 위해 사는 인물들 즉 보리스, 제냐 부부의
사랑이 식어버린 관계에 포커스를 두며 아주 극단적인 모습을 현실적으로 과장없이 보여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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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감독님 영화들이 다 그런진 모르겠지만 <러브리스>는 씬의 전환이 급격하고
빠르게 전환되지 않으며 되도록 롱테이크로 정적인 표현을 많이 한다.
그로인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. 그리고 영화의 오프닝부터
엔딩까지 차갑고 냉랭한 느낌의 장면을 많이 집어 넣었는데 덕분에 차분히 몰입하기가 아주 쉬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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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영화를 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보리스, 제냐의 인간성이
변하지 않고 영화가 끝나는 부분이다. 잃어버린 아이를 찾으며 모성애가 발동하고
가정이 화목해지는 장면을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<러브리스>는 엄마 아빠의 사이가
더 가까워지긴 커녕 오히려 멀어지고 정말 끝장이 나버린다.
그런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속에서 서로의 이기적인 모습 "사랑"보다는 자신의 "이익"을 위해서
움직이는 기계적인 또 계산적인 모습이 너무 잘 드러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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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의 마지막 제냐와 보리스는 각각 다른 가정을 꾸리고 사는 모습이 나오지만
그들은 여전히 애정이 식어버린 차가운 눈빛으로 멍하니 TV를 보거나 운동을 할 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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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러브리스>라는 영화는 겉으로는 애정이 식어버린 차가운 한 가정의 삶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러시아 독재정권에 비유한 영화 같았다. 그 증거로 영화에 나오는 모든 라디오와 TV뉴스는 전부 전쟁의 잔혹함이나 정부의 어두운면을 주로 다루며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다. 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⠀
알료사가 사라지고 제냐와 경찰의 대화에서 경찰은 귀찮다는 듯 자기들은 다른 사건들 때문에 인력도 없고 바쁘다는 대사를 통해서 느낀점은 마치 국민은 뒷전으로 보는 러시아정부를 빗대어서 표현한 것 같았다. 이 영화는 확실히 정부를 비판하는 용감한 영화다.
쿠키는 없으니 참고들 하시길...~